George Brown College 졸업생: 조자민(Jamin Cho)님

조지 브라운대 주얼리학과 졸업 후 보석 디자이너가 된 조자민씨
8년간 일하던 해외 마케팅 접고, ‘평생 행복한 일’ 찾아 캐나다 유학길
성실함과 열정이 최고의 자산…“내 주얼리를 사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해요”

 
조자민씨는 한국의 대학에서 국어국문과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8년을 일하다보니 안정적으로 커리어도 쌓이고 어느덧 직위는 팀장이 되었지만, 가슴 한 구석에는 “이렇게 평생을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자리잡았다. 원래 미대를 가고 싶었고, 손으로 하는 일을 좋아하는 특기를 살려 주얼리를 공부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토론토의 조지 브라운 컬리지 주얼리 학과. 2년 동안 열심히 주얼리를 디자인하고 직접 세공하는 기술을 익힌 뒤에 취업에 성공, 지금은 토론토의 예술가들이 모여있는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Distillery District)에 위치한 개인 스튜디오에서 본인의 이름을 내건 주얼리들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당차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조자민씨에게 캐나다 유학 생활과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하기까지의 얘기를 들어봤다.
 
1반갑습니다. 현재 하시는 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주얼리 디자이너로 직접 핸드메이드 주얼리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는 조자민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2011년 조지브라운 대학 주얼리 학과(Jewellery Methods Programs)에 입학해서 2년 후에 과정을 마치고, 토론토의 한 주얼리 회사에 입사해서 1년 정도 일했고요, 그 후에 운이 좋게 개인 스튜디오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지금은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내 아트스케이프 (Artscape)의 개인작업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흔하지 않은 학과인 주얼리 학과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한국에서는 어떤 공부와 일을 하셨나요.
 
한국 대학에서는 국어국문과와 신문방송학과를 공부했어요. 학부 시절에 밴쿠버로 1년간 어학 연수를 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서 회사에 입사해서는 계속 해외 마케팅일을 해왔고요. 8년간 일을 하다보니 많이 안정이 되었는데 생활이 즐겁지가 않았어요. 저는 인생관이 평생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거였고, 살면서 사람들은 하루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일을 하면서 보내는데 ‘일’을 하는 순간이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라고 나 자신에게 물었더니 질문에 답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안되겠다, 지금이라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는 “나의 일”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원래 미대에 가고 싶었는데 집안의 반대로 못갔던 과거도 있고, 그림을 그리고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미술 분야쪽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어요.
그러던 어느날 주얼리 가게에 갔는데, 디자인이 너무 획일화 되어 있고 제가 사고 싶은 디자인을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때 “내가 디자인해도 이것보단 낫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얼리 디자인이 어떤 분야인지 경험해 보기 위해 퇴근 후에 주얼리 디자인 학원의 야간반을 다녀봤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미래의 전망 같은 것은 생각지도 않고, 그저 내가 즐거워서 재미있게 학원을 다녔어요. 학원을 다녀보니 이 길을 계속 가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주얼리 공부를 좀 더 하기 위해 유학을 가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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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민씨가 직접 디자인, 제작한 ‘Geometric Space Ring’.
주얼리에 공간과 움직임을 주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컨셉으로 디자인했다.

 
주얼리 학과 유학을 위해 토론토, 조지 브라운 컬리지를 선택하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미국의 FIT 뉴욕주립대 미대를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모은 돈으로 유학을 하는 거였기 때문에 예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죠. 뉴욕주립대는 학비도 비싼데다가 뉴욕의 비싼 생활비를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지요. 게다가 미국은 졸업 후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도 1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취업과 미래를 계획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에 비해 캐나다 대학은 학비와 생활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졸업 후 취업비자가 3년까지 발급이 되니까 미래를 준비하기에 보다 안정적이었죠. 조지 브라운 컬리지는 주얼리 학과 커리큘럼이 잘 되어 있고 실습 시설이 좋아서 유명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선택할 수 있었어요.
 
실제 경험한 학교 생활은 어떠셨나요. 실습의 비중은 만족스러우셨나요.
 
한국에서 회사에 계속 다니면서 영어 시험을 치러서 입학허가를 받았고요, 비자까지 받고난 후에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도 다니고 하다 2011년 9월 학기에 입학을 했어요. 한국의 학원에서는 실습이 거의 없고 디자인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면, 조지 브라운에서는 수업의 70 ~ 80%를 직접 주얼리를 만들어 보는 실습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교수님들이 실력도 좋고 경력도 화려하고 학생들에게도 매우 친절합니다. 특히 주얼리 업계는 비싼 보석들을 다루기 때문에 보안 문제를 중시해서 취업 공고를 공개적으로 내지 않고 인맥으로 구인을 하는 문화가 특히 강해요. 그런데 교수님들이 이메일로 취업 공고를 보내주기도 하고 여러 조언도 해주셔서 취업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수업 중에 특별히 재미있었거나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 과목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정말 모든 과목이 다 재미있었어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다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았고, 스스로 열심히 하려고 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즐겁게 수업을 듣고 실습을 하고 과제를 했어요. 그러다보니 교수님들과 학교 스탭들과도 친해졌고, 그러다보니 더 학교 생활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선택 수업 중에 메탈 포밍(Metal Forming)이라는 수업이 있었는데요, 흔히 주얼리 만드느 사람을 골드 스미스(gold smith)라고 하고, 실버 스미스(silver smith)는 은접시, 은수저 등을 만드는 사람들을 말해요. 이 실버 스미스의 영역을 배우는 과목이었는데요, 모든 은제품을 편평한 은판을 망치로 두드려서 만드는 거예요. 물론 은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금속을 사용하고, 특히 실습은 구리나 금동으로 해요. 그릇 하나에 30시간이 걸릴 정도로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데 그러다보니 더 보람이 있더라고요. 이 과목이 기억이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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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브라운 주얼리 학과 수업 시간 중 실습 중인 조자민 씨.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취업 준비는 어떻게 하셨는지 비법이 궁금합니다.
 
취업을 위해서 잡 서치도 하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어요. 마지막 학기 수업 중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만들고 취업을 준비하는 과목이 있어서, 수업 중에 사진도 찍고 설명 붙여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게 해줘요. 그런데 제가 졸업하는 해에 북미 지역에 큰 주얼리 컨퍼런스인 SNAG Conference가 토론토에서 있었는데 그 행사에서 부스 벌런티어를 했거든요. 이 벌런티어가 취업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어요. 저는 벌런티어지만 시간도 잘 지키고, 제 일처럼 성실하게 일을 찾아서 했는데요, 저를 좋게 봐준 코워커가 자기 회사에 포지션이 있다고 오퍼를 줬어요. 그래서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되었지요.
근데 이 벌런티어 자리도 사실은 제가 구한 것이 아니고, 학교안에서 실습 재료들을 공급해주는 테크니션이 있는데요, 이 분이 깐깐하기로 소문이 나서 학생들이 좀 어려워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 분의 업무 영역이 비싼 주얼리들을 아주 꼼꼼하게 다뤄야 하는 일이라서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고 실제로 지켜야 할 것만 지키면 친절한 분이었기 때문에 친하게 지냈거든요. 그랬더니 그 분이 제게 이런 벌런티어가 있으니 지원해 보라고 소개를 해준 거예요.
주얼리 업계는 70% 정도가 취업 공고없이 인맥으로 사람을 구하는 히든 잡(hidden job)이라고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의 교수님들, 스탭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이 취업 정보를 얻는데에도 도움이 되고, 아르바이트나 다양한 행사의 벌런티어를 통해서 인맥을 쌓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박람회나 행사가 열리면 일주일 동안 일할 부스잡이 키지지(kijiji.ca) 등에 올라오거든요, 그런 기회를 잡아서 성실하게 일하면 그분들이 사람이 필요할 때 연락을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주변에 아는 사람을 연결해 줄 수 있도록 잡을 구한다고 소문도 많이 내면 좋구요.

 

조자민 씨가 ‘다이아몬드’를 컨셉으로 은과 금동(Brass)을 소재로 디자인한 펜던트.

조자민 씨가 ‘다이아몬드’를 컨셉으로 은과 금동(Brass)을 소재로 디자인한 펜던트.

 
국제 학생으로서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을 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평소의 성실함과 친화력이 좋은 평판으로 이어져 취업에 성공하신 것 같네요.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주로 하셨나요.
 
제가 취업한 회사는 젬스톤과 주얼리를 판매하는 회사였고, 온라인 마케팅과 보석 등급가리는 일 등을 다양하게 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일을 배우기에 굉장히 좋은 조건이었어요. 학교에서 기초적인 내용을 배웠지만, 보석을 감정하는 일은 책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거든요. 직접 보석들을 보고 경험해봐야 하는데, 회사에서 정말 다양하고 희귀한 보석들을 볼 수 있었어요. 루비, 사파이어 같은 유명한 보석 뿐 아니라 카이언나이트, 라리마, 크리소콜라 같은 이름조차 생소한 준보석이라는 영역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고요. 1년 정도 회사에서 일한 후에 보석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고, 직접 제 보석을 만들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제 사업을 시작했어요.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는 예술가들이 많이 모인 곳이고 스튜디오 구하기도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셨나요.
 
이곳에 들어오게 된 것도 인맥이 크게 좌우했어요. 제가 회사에서 일할 때 주말에 파트타임으로 작업을 도와드리던 아티스트가 있었는데 저를 좋게 봐주신 거예요. 그분이 제가 회사 그만두고 작업실을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본인 스튜디오를 셰어 하자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그분이 작품이나 전시회를 준비할 때 제작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이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어요. 원래 뉴욕을 기반으로 작업을 하던 분이어서 이곳 작업실에는 자주 오지 않아서 늘 비어있는 경우가 많아 저에겐 완전 행운이었죠.
 

조자민씨가 직접 디자인, 제작,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온라인 쥬얼리 샵, Azitrium.

조자민씨가 직접 디자인, 제작,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온라인 쥬얼리 샵, Azitrium.

 
혼자서 디자인과 제작도 하고, 마케팅과 판매도 해야 하니까 힘든 일도 많을 것 같은데요, 작업실에서의 하루 일과는 어떠세요.
 
주중과 주말 구분없이 거의 매일 스튜디오에 출근해서 작업을 하는 편이예요. 음악 들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구상도 하고, 주얼리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한국에서 회사 다닐 때 보다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예요. 홈페이지에서 주얼리 판매도 하고 있지만 아직 좀 더 자리를 잡아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좋아요. 사람 사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주문 들어오면 뿌듯하고요. 무엇보다 좋은 것은 내가 디자인하고 그걸 주얼리로 만드는 순간이 행복해요.
 
조지 브라운 컬리지로 주얼리 디자인 유학을 하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세요.
 
주얼리가 정말 하고 싶으시면 조지 브라운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시설도 북미 최고라고 할 정도로 좋고, 교육과정도 좋고, 교수진의 실력도 만족스러웠어요. 그렇지만 캐나다에서의 이민과 취업을 목적으로 관심도 없는데 주얼리를 선택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하나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고된 일이고 힘든 부분도 많아요.
저는 회사를 그만두고 제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정말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고 지금도 만족하며 일하고 있지만 그냥 취업을 일 순위로 전공을 선택한 클래스 메이트 중에는 중도포기하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수업이 다음 학기와 연결되니까 한 과목을 패스하지 못하면 일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게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도 졸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요. 취업이나 이민이나 남들이 쉬운 길이라고 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면 본인이 재미를 느끼게 되고, 그러면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 하면 어떤 분야든 길은 열린다고 생각해요.
 
정말 멋지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 비즈니스를 계속 키워나가고 싶어요. 아직 한국으로 돌아갈지 캐나다에 계속 머물지는 결정하지 못했어요. 한국을 떠난지 5년째가 되니까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제 일의 특성상 어디에서 하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거든요. 다만 어디에서건 핸드 메이드 주얼리로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서 제 주얼리로 저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작업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자신이 추구하는 일을 잘 해나가기 위해서 계속 고민하고 다양하게 시도를 해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조자민씨의 작품들이 궁금하시면 www.Azitrium.etsy.com 을 방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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