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교육 이야기 저자, 박진동님의 유학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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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는 2류가 아니라 최고의 교육기관을 의미

 

한국에서는 전문대를 종합대학(University)을 못 들어간 사람들이 가는 수준 낮은 준대학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전문대로 번역되는 College에 대한 인식이 좋지는 않다. 그래서 수십 년 전부터 전문대 학생이나 그 졸업생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밝히기 꺼려하기도 한다. 전문대들도 가능하면 학과들을 늘려서 대학 (University)으로 전환하고자 애를 쓰고 많은 수가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러나 서구사회에서는 College 라는 말 자체가 대학이며 대학을 지칭할 때 University와 College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생을 College Student, 여대생을 College Girl 이라고 부른다. College란 단어는 어떤 직업이나 학문 분야에서 Degree(학위)를 부여하는 최고의 교육기관이었고 말 그대로 대학이다. 20세기에 들어와 여러 College들을 합치고 새로운 분야의 학과들을 만들어 모든 학문분야를 포괄하는 종합대학 (University)이 생겨났다. 당연히 University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면서 University의 인기나 우수성이 높아졌다. 이제 대학 = University가 되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University내에는 오랜 전통의 College들이 존재한다.

 

토론토 대학의 경우에도 7개의 Colleges, 즉 Innis, New, St. Michael's, Trinity, University, Victoria, Woodsworth college가 학생들의 학사관리를 지원한다. 공대와 음대는 독자적인 학사관리를 하는 학교이지만 그 외 토론토대 (St. George 캠퍼스)의 모든 학과는 Faculty of Arts & Science (문리학부)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학생들은 앞서 말한 7개 College 중 하나에 소속되어 있다. 입학할 때 College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어 이 역시 인기도가 나뉘어져 있다. 캐나다에서 전통 있는 종합대학들은 그 안에 대학의 모태가 되었던 이런 College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고등학교 이름에도 College를 붙인다. 이민 초창기 때 High School을 찾기 어려웠고 고등학교라고 하는 곳의 간판이 Collegiate Institute라고 되어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그 연유를 알아보니 이러했다. High School은 영국에서 1505년에 생겼고 북미에서는 1821년에 최초로 생겼다. 당시에는 중요한 고등교육기관이었고 주로 과학, 기술 등을 가르쳤었다. 당시에 생겨난 College(대학)에서는 주로 인문학을 가르쳤었다. 1871년 (19세기)부터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 정부에서는 두 가지의 고등학교를 설립했는데 하나는 과학과 직업과목을 가르치는 High School과 대학 진학을 위해 인문과목을 가르치는 Collegiate Institute (줄여서 C.I.) 였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직업을 위해서도 인문과목이 필요하여 High School에서 인문과목을 가르치게 되었고 대학에서 과학과 기술이 필요함에 따라 Collegiate Institute에서 과학을 가르치게 되면서 점차 두 교육체계의 경계가 애매모호해 지게 되었다. 이후 둘은 통합되어 고등학교는 Secondary school 로 불리게 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새로운 학교에 Collegiate institute를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이미 Collegiate Institute 즉, 인문계 학교가 명문학교의 대명사가 되었고 High School은 실업학교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현재 토론토에 있는 학교는 오래된 학교들이므로 대부분은 C.I.이고 토론토 외곽이나 신도시 등에 새로 만든 학교는 Secondary school이 많다. 특히 명문 사립고교의 경우엔 아예 OOO College (예, 최고의 사립고로 유명한 Upper Canada College)라고 부르는 학교도 여러 곳이 있다.

 

College는 어떤 분야에 최고의 교육기관이라는 의미이므로 전문대학원을 지칭할 때도 사용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나 대부분의 부모들이 선망하는 자녀의 직업은 의사이다. 북미에서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에서 생명과학 관련 전공을 마친 후에 Medical School(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4년을 더 공부해야 한다. 이 Medical School에 지원하기 위해 치루는 시험이 MCAT 즉, 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이다. 학교 이름에도 ‘Medical College of OOO(지명)’라고 부르는 곳도 많다. 한국에서 이런 학교를 전문대라고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공립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University를 졸업하고 College of Teachers에서 1년 또는 2년을 공부해야 한다. 나도 처음 이민 와서는 어느 집 딸이 1년 과정의 Teacher’s college에 입학했다고 해서 ‘교사 교육을 왜 1년제 전문대에서 하나?’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대학 졸업 후에 가는 일종의 대학원이었다. 약사가 되기 위해서도 4년간 University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한 후에 College of Pharmacy (약학대학원)에서 3년을 공부해야 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들이 있다. 직업 중에는 학문적인 깊이 보다는 이론 학습과 함께 실습을 통한 숙달과 경험을 쌓아야 되는 것들이 전문직보다 훨씬 많다. 패션디자이너, 개인트레이너, 행사 대행원, 호텔지배인, 조경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공장자동화기계 조작원, 보일러나 에어콘 기사, 자동차 정비사, 목수, 건설기술자, 배관공, 전기공, 회계/경리, 그래픽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만화가, 요리사, 여행안내원, 법률사무실 직원, 약사 보조원, 부동산 중개인, 대출 상담가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직업들이 있다. 그 직업에 필요한 인력은 어디선가 교육을 시켜 공급되어야 한다. 실업계 고교나 학원에서 교육받거나 직장에 보조원으로 들어가 도제식 교육을 받아 숙련되는 경우도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대부분 College에서 교육한다. 지역사회에 필요한 그러한 직업 인력을 길러내는 학교를 Community College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부를 때는 그냥 OOO College라고 한다. 이 Community College는 위에서 설명한 학위를 수여하는 College들과 구분되기는 하지만 개별 직업별로는 최고의 교육기관임은 마찬가지다.

 

‘직업에는 귀하고 천한 것이 없다’라고 한다. 그렇지만 한국에선 그것이 말 뿐이다. 직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선입견과 편견이 아주 크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폼 나는 직업 또는 전문직을 갖기를 희망하고 모든 학생들은 그것을 위해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고 애를 쓰고 그런 자녀를 만들려는 부모의 노력이 엄청나다. 그러다보니 사회적으로 중요한 직업들이 높은 곳(직업)을 꿈꾸고 노력하다가 실패한 사람들이 갖게 되는 직업쯤으로 치부되기도 하며 그러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약하다. 그리고 개개인의 인격과 그 직업적 위치를 동일시하여 사람의 등급이 나뉘는 경향도 있다. 판검사는 고귀한 인격체이고 말단 경찰관은 하찮은 존재가 된다. 의사와 자동차 정비사의 위상은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난다. 대기업 사장과 말단 직원은 눈조차 마주치기 어렵다. 골프장 캐디나 마트의 배달 점원으로 부터는 서비스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종 부리듯 막 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지금이 학교에서 만인의 인권이 평등하다고 배우고 있는 21세기인지 사람이 어떻게 똑같은 수 있느냐는 18세기인지 의심해봐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다행인 것은 그것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개개인의 직업과 권리가 존중되고 모두가 평등하게 대접받는다.

 

캐나다에 오려는 사람 (이민이든 유학이든)이 꼭 바꿔야 할 것이 직업에 대한 편견이다. 한국에서처럼 직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본인이 불행하게 된다. 우선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입장에서 전문직이나 폼 나는 직업을 갖기 어려우므로 직업을 1류, 3류로 나누면 본인에게 득 될 것이 없다. 또한 편견 속에서 좋은 직업만을 추구하다보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직업을 갖기조차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둘째로는 사회 분위기가 안 그런데 본인만 신분의 차등을 두고 사람을 대하면 외계인 취급받기 십상이다. 직장 복도에서 사장과 마주쳐도 깍듯이 인사를 하지 한고 손 한 번 흔들며 ‘Hi’ 하면 그만이다. 혹, 사장과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도 철수야, 길동아 이렇게 이름을 부르지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사장님 많이 당황하신다’. 대체로 공부를 많이 해서 박사 학위를 받거나 의사가 된 사람들에게나 Dr. 을 붙여서 존중하는데 그 마저도 두 번째 만나서는 이름을 불러달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책이나 직업과는 별도로 개인 간에는 동등한 인격체라는 사고가 매우 강하다. 또한 전기공, 목수, 배관공, 자동차 정비사 등을 대할 때도 그 분야의 전문가로 대우하지 공부 못해서 그런 일 하고 있다고 깔보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게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동양 사람들의 사고다.

 

대다수의 캐내디언들이 추구하는 삶은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다. 물론 능력이 되는 사람은 출세와 성공을 추구하지만 그것도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가운데서다. 직장에서 보통은 저녁때나 토요일에 행사(회식 등)가 없지만 있는 경우에도 ‘난 집에서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 한마디면 불참도 OK다. 아무리 고위직이거나 돈을 잘 버는 남편이라도 휴일에 집에서 바베큐 고기 굽기를 잘 못(안)한다는가 고장 난 수도꼭지 하나 못 갈거나 하면 결혼 생활이 순탄치 못하다. 거꾸로 돈을 잘 못 버는 직업이라도 아이들과 잘 놀고 집안에 생기는 문제들을 척척 해결하면 부인에게 사랑받고 살 수 있다. 가끔 고위 정치인이나 주 수상이 은퇴 나이도 아직 안 되었는데 ‘가족들과 그동안 시간을 많이 못 보낸 것이 미안해 이제 정치인 생활을 청산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생각이다’라며 은퇴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정치적인 배경이 있겠지만 표면상으로라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가 이유가 된다는 것이 한국 사람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College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벗어났지만 편견 없는 직업관과 행복을 추구하는 가치관 때문인지 캐나다인들은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해서 대학 졸업장을 따려고 하지 않는다. 좋은 머리를 가지고 태어난 데다 공부가 즐겁고 쉬워 대학원까지 공부를 하길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좋아하는 운동을 하다가 개인트레이너가 되겠다고, 손재주가 있어서 목수나 요리사가 되겠다고, 또는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고교 때 놀다가 적당히 기술 익혀 취직하겠다고 College로 진학을 하는 고교생들도 많다. 그러다가도 30대에 갑자기 공부에 필이 꽂혀 엔지니어가 되겠다거나 변호사가 되겠다고 발 벗고 공부에 나서면 College에서의 성적을 토대로 대학에 갈 수 있고 정부에서 무이자 대출을 해준다. 자신이 능력이 있고 노력만 하면 언제든 새로운 진로를 추구할 수 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는 College를 졸업하고 University로 편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캐나다에 오려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College 입학을 권장한다. 늦은 나이에 이민을 와서 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면 삶이 녹녹치 않기 때문에 이민이라는 것은 권장할 것이 못 되지만, 젊은 사람들이 캐나다 학교를 거쳐 취업도 하고 영주권을 받게 되면 순탄한 인생을 살 수 가 있다. 캐나다는 사회안전망이 잘 되어있고 교육과 의료에 돈이 거의 들지 않으므로 어떤 직업을 가져도 (혹은 보수가 다소 적더라도) 적당히 생활하며 큰 욕심 부리지 않으면 행복하게 사는데 지장이 없다. 그러한 행복을 찾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폼 나는 직업 보다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일이다.

 

그런 생각이 바르다고 생각한다면 Canada의 College가 당신이 행복한 미래를 개척하는 것을 도와줄 것이다.

 

다음 편에서도 College 예찬론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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