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교육 이야기 저자, 박진동님의 유학이야기 4

미국으로 갈까? 캐나다로 갈까?

 

Community College로의 유학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을 대상으로 갈 곳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그 비교의 기준이 단연 ‘비용’이다. 외국에서 15년 이상 산 필자로서는 비용보다 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되는 기준이 있다는 생각에서 유학을 고려하는 분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보통 명문대학(원)으로의 유학을 생각하는 사람은 비용보다는 학교의 평판이나 인지도 등을 먼저 고려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갈 수 있는 (받아 주기만 하면) 최고의 학교를 가려고 한다. 합격만 하면 부모는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에 큰 비용이 들게 됨에도 불구하고 비용 문제가 왜 1차 고려대상이 되지 않을까? 졸업 후의 영광된 삶이나 높은 보수의 직장을 생각하며 좋은 투자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분명 졸업 후를 생각하여 학교나 유학 대상 국가를 고려한다.

 

Community College는 인지도가 높은 학교나 학교 간 서열 등이 없으므로 다 똑같다고 생각 한다. 그러니 비용이 학교나 국가 비교에서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일면 맞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조금 더 깊이 왜 커뮤니티 컬리지를 가려는 지를 생각해 보자. 다른 유학과 달리 커뮤니티 컬리지로의 유학은 그 지역 사회 (국가)에 장기적으로 정착하기 위함이다 (어학 연수차 단기 체류 역시 그 지역 사회가 중요하다). 더 높은 꿈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일단은 그 지역에 취직을 해서 발판을 마련한 후에 2단계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내가 정착할 사회 (국가)가 어떤 곳인지를 알고 그것을 비교하는 것이 먼저다. 비용이 큰 차이도 아니고 많아야 1년에 몇 백 만원 차이 일 경우에 이것이 내가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할 사회를 선택하는데 우선 할 수는 없다.

 

한국 사람들은 미국을 좋아한다. 같은 영어권 국가인 캐나다나 호주에 비해 더 발달한 세계 1등 국가이고 기회가 많아 같은 조건이나 비용이라면 미국으로 가길 선호한다. 캐나다나 호주는 경제적인 비용으로 유학하려는 사람들이 향하는 곳으로 인식되어 있다. 요즘에는 미국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캐나다와 호주와의 환율이 등가가 되어 오히려 미국 쪽이 비용도 적게 들게 되니 더욱 미국으로 가는 추세라고 한다. 필자는 이 점을 좀 안타깝게 생각한다. 캐나다에 15년을 살면서 이곳을 잘 알고, 이민 오기 전에 해외 장기 출장으로 미국 LA남쪽 Irvine (어바인, 미국 LA지역 교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깨끗하고 부유한 도시임)에 가족들과 함께 4개월을 살면서 교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봐서 미국을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알기 때문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비슷해 보이는 나라지만 사실 매우 다른 나라다. 서로 간에도 미국은 캐나다를 ‘촌놈’ 취급하고 캐나다는 미국을 ‘천박한 놈‘ 취급을 하며 무시한다.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200여 년 전에 전쟁을 했던 적도 있다. 미국 (영국으로 부터의) 독립전쟁시에 미국 독립주의자들이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캐나다를 침공했다가 패배하기도 했고, 미국의 독립전쟁 승리 후에 영국의 지원을 받던 왕당파들이 대거 캐나다로 밀려 올라왔다. 그러한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아직도 영국 연방 국가이므로 캐나다의 제도들은 유럽과 많이 닮았다.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제도들의 영향을 받아 인권, 복지, 교육 등이 발달되어 있어 서민들이 살기 좋으며 전반적으로 행복 지수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매년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 10위권 안에 토론토와 밴쿠버가 유럽과 호주의 도시들과 함께 들어 있지만 미국은 여태 한 도시도 10위권 안에 든 적이 없다.

 

유학생 입장에서 미국과 비교했을 때 캐나다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이다. 캐나다는 전국 어디를 가든지 위험한 곳이 없다. 가장 큰 도시인 토론토의 도심을 밤 12시에 혼자 돌아다녀도 어둠이외에는 겁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여자들을 성추행하려는 시도만 있어도 저녁 뉴스에 나올 정도로 성범죄는 흔치 않은 일이다. 살인 사건이나 범죄가 없는 것은 아니나 개인 원한이나 일부 갱들 간에 일어나는 일이고 일반인들이 강도를 당하거나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할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토론토시의 범죄율은 거리상으로도 가깝고 인구가 비슷한 미국 시카고의 1/10 밖에 되지 않으며 그마저도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캐나다는 총기 소지가 불법이라 총기 사고가 매우 적다. 미국과 인접해 있어서 갱들이 밀수해서 불법 소지를 하고 있지만 자기들끼리 싸울 때 쓰는 무기일 뿐이고 일반인에게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술 먹고 길거리에서 싸우는 일도 볼 수 없고 술 마시는데 옆에서 시비 거는 일도 없으며 설령 그런 일이 있어도 경찰이 즉각 출동한다. 어디를 다녀도 안전을 위협받지 않는다는 것은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하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장점은 ‘인종차별이 없다’는 점이다. 캐나다인들의 인권 보호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관공서, 학교뿐만 아니라 직장 등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이 차별 (Discrimination) 이다. 여자라서, 뚱뚱해서, 나이가 많아서 등등의 이유로 차별하는 것도 금기시 되어 있는 나라이므로 인종차별 (Racism)은 거의 범죄시 된다. 속마음이야 어떨지 몰라도 그것을 드러내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수입해서 부리고 있을 때 노예가 도망쳐서 피신 할 수 있는 곳이 캐나다였다 (당시에 인종차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는 이미 2005년에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했다. 카톨릭 전통이 강하고 보수적인 사람들도 많지만 반대의 목소리는 약했다. 그것이 동성애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를 배려하는 것이고 그들을 배려하지 않을 때 인종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총리의 주장에 국민들이 수긍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에 운전 중인 자기 소유의 차에 마약을 가득담은 가방을 싣고 있어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람이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경찰이 흑인이 고급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을 수상히 여겨 불심검문을 했기에 인종차별로 확보된 증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약범죄는 소수에 해악을 주는 범죄지만 인종차별은 헌법과 다름없는 인권헌장 (Charter of Rights and Freedoms)을 위배한 것으로 국기문란에 해당된다. 이러한 인권 옹호 정신이 캐나다를 세계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로, 토론토 시를 세계 인종들이 행복하게 섞여 사는 도시로 만들었다. 세계의 200여개나 되는 거의 모든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곳이 토론토다. 이민자가 많다보니 캐나다의 대도시에서는 영어를 잘 못한다고 이상하게 보거나 무시하는 경우 또한 드물다.

 

안전과 차별의 문제는 단기 언어 연수를 오는 학생들에게도 중요하다. 학생들이 가능한 한 많이 돌아다니며 현장 영어와 문화를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학원) 에서만 배우려면 한국에도 우수한 외국인 교사들이 많은데 굳이 비싼 돈 들여 외국에까지 나올 필요가 없다. 누구를 만났을 때 불편한 영어를 자꾸 써 보려면 상대방의 눈빛이 따뜻해야 한다. 또한 잘 못 된 표현이라도 성의 있게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상대방의 배려가 중요하다. 캐나다에서 만나는 사람들로 부터는 그런 배려 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학이후에 장기적으로 정착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점은 ‘내가 그곳에서 행복할 수 있느냐’이다. 물론 행복의 관점이 개인 삶의 가치관의 문제이고, 좋은 직장을 갖고 계획했던 대로 성과를 거두었는지가 중요하겠지만 커뮤니티 컬리지를 졸업해서 직장 얻고 영주권도 얻게 된다면 캐나다에서는 행복의 전제 조건들을 갖추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삶에 있어 행복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인 의료와 교육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공공의료는 모든 영주권자들에게 의료비용 걱정을 없애준다. 병원 치료와 간호 비용은 모두 정부에서 지불한다. 병원과 의사는 정부 기관이나 공무원이 아니라 독립된 비영리단체나 개인 사업이므로 시설의 낙후나 공짜의 불친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너무 친절해서 환자가 송구할 정도다. 필자도 손가락을 박스커터로 크게 비어 병원 신세를 진 일이 있고 둘째 아들이 공놀이를 하다 손가락뼈에 금이 가 ‘손 전문의’로부터 치료를 받은 일이 있어 무료 치료가 절대 허술하지 않음을 경험한 적이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가장이 중병에 걸려 생활 능력이 없으면 장애인 생활비가 나온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8년을 암으로 고생하면서 개인 파산도 하고 힘들게 살며 돌아가신 분이 있는데 암 치료를 다 해주는 가운데 정부에서 장애인 생활비로 한 달에 $2,500씩 지원해줘 가족들이 생계에 큰 어려움이 없었고 장례비용까지 정부에서 모두 지불해 주었다. 한국도 의료보험이 잘 되어 있어 치료비가 거의 안 들기도 하지만 종합병원에서 제시하는 특진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돈이 많이 든다고 들었다. 캐나다 병원에는 그런 비용을 지불하는 선택 사항이 거의 없다. 미국의 의료는 한국보다 더 후진적이다.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하면 의료혜택을 받기 위해 보험료로 1인당 한 달에 $600 이상을 내야한다. 4인 가족 보험료면 웬만한 서민 가정의 생활비다. 그래서 교민들 중에서 상당수가 의료보험 없이 살다가 아프면 한의원을 찾는다고 한다. 미국의 의료에 대해서 알려면  마이클 무어 (Michael Moore) 감독의 영화 시코 (Sicko)를 보기 바란다. 영화에서는 캐나다와 비교도 해 준다.

 

20130905 Park Jindong

 

 

 

 

 

 

 

 

 

 

또 하나 걱정을 크게 덜어 주는 것이 교육이다. 필자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안주고 필요한 교육을 잘 시키는 캐나다의 대기만성 지향 교육에 크게 만족하여 책 (캐나다 교육 이야기)을 쓴 사람이다. 교육방식뿐만 아니라 교육비도 고교까지 돈이 전혀 안 들고 대학 학비와 생활비도 무이자 대출 (온타리오주는 OSAP, https://osap.gov.on.ca)과 장학금, 정부 Grant (대출이 너무 많으면 그냥 지원해주는 돈) 등으로 부모의 지원 없이도 다닐 수 있어 지금 감동하며 살고 있다. 이번 9월 토론토대 4학년에 진학하는 큰 아들은 교수님의 연구생으로 발탁되어 정부기관으로부터 여름 방학 4개월 동안 한 달에 $2,000씩을 받고 있다 (NSERC, http://www.nserc-crsng.gc.ca/ 정부의 이공계 연구지원 프로그램으로 학부 학생도 많이 참여한다). 그래서 아이들 교육에 돈 걱정이 아니라 돈을 얻어 쓰는 역상황이 되었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아주 풍부하다. 컬리지를 졸업해서 영주권을 받고나서 대학, 대학원으로 계속 학구열을 불태우고 싶은 사람은 공부만 잘하면 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반면 미국은 공교육이 무너져서 교육개혁이 정치권의 정책 화두로 자리 잡은 지 오래 되었다. 그렇지만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요즘엔 오바마 대통령과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위워장이 대학(원)의 높은 학비를 거론하면서 대학 학비 문제가 추가로 대두되었다. 대학(원) 학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는 부모들이나 엄청난 대출 빚에 허덕이는 사회 초년생들이 많다. 사립대학 학비가 보통 1년에 5만 불이니 한국의 비싼 학비는 비교거리도 안 된다. 캐나다에 살던 지인이 미국에 취직이 되어 한 달 전에 LA인근 어바인으로 이주를 했는데 그 지역 한인들의 사교육 열풍이 한국의 대치동보다도 더한 것 같다고 걱정을 하고 있다. 올 초에 가족들과 워싱턴 인근에 여행을 가서 미국에서 20년 이상을 살아온 아내의 대학 동창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니 그곳의 교육 과열과 부모 자식 간의 공부로 인한 갈등이 상당했다. 미국도 자식 키우기 정말 어려운 나라가 되어 가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미국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상대적인 안도와 행복을 느낀다.

 

조기유학이나 명문대 유학 등과 달리 현지 정착을 목적으로 하는 컬리지로의 유학, 어디로 갈 것인가? 큰 성공이냐 소박한 행복이냐를 추구하는 개인의 차이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객관적인 상황은 캐나다가 훨씬 좋다. 물론 필자가 캐나다에 사는 사람이니 당연히 캐나다를 좋게 이야기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위의 설명이 과장이나 거짓이 있는지 사실 확인을 해보길 바라는 것이다. 막연히 American dream (요즘은 신기루에 가깝다)을 꿈꾸고 미국으로 향한다면 모를까 소박하게라도 행복을 지향한다면 캐나다로 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호주와도 비교를 하고 싶지만 직접 경험해 보지를 않아 자신 있게 주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얼마 전 한국 신문에서도 크게 보도된 호주 유학생들에 대한 테러와 그에 대처하는 안일한 경찰들을 보며 캐나다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의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캐나다에 와서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P.S.) 컬리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례를 쓸 차례이지만 잠시 뒤로 미루고 다음번엔 학부모들의 관심사인 조기유학과 캐나다의 대학 등에 대해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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