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교육이야기 저자, 박진동님의 교육이야기 7

학생들의 여유 시간 활용과 재능 개발

 

캐나다 교육의 큰 장점은 아이들이 공부를 적게 해도 된다는 것이다. 공부를 적게 하는 것을 장점이라  이야기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계시겠지만, 어쨌든 필자는 불필요한 공부를 너무 많이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한국의 교육환경을 피해 어린 아이들(만 4, 6살때)을 데리고 캐나다로 이민 왔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여유로운 생활을 하며 즐겁게 지냈고 지금 대학생이 되어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대학 생활에 별로 불만이 없고 스스로 알아서 한다.  한국에서 교교까지의 학습해야 할양이 불필요하게 많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필자도 공부 열심히 해서 남부럽지 않은 대학에 들어갔고 정작 대학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앞뒤가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앞뒤가 바뀐 한국의 교육은 개선보다는 문제가 더 심각해 진 듯하다. 대학생들이 예전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취직 시험 준비 때문이라니 학문을 하는 대학이 왜 있는지 의문이 간다.    

 
입학시험이 없는 캐나다에서 자라는 초중고 학생들은 놀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어른들이  8시간 일하고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학교 갔다 와서 노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지만 아이들 노는 꼴을 못 보는 한국 부모들에게는 많은 인내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공부 경쟁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부모들은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몇 시간 앉아 있으면 ‘너 숙제 없니?” 소리가 나오게 되어 있다. 필자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아이들이 해야 할 공부가 별로 없는데,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한다고 책을 펼쳐들리 없다. 그렇다고 그냥두면 컴퓨터와 인터넷, 게임기 등을 가지고 방안에 틀어박혀 낮이며 밤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집에 있으면 심심해서 재미를 찾아 밖에 나가 친구들과 뛰어 놀던 옛날과 달리, 모든 재미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 나오니 아이들은 컴퓨터 붙박이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아이들의 건강에 좋을 리 없다. 그래서 아이들을 건강히 키우는데 있어서 부모의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다.  
캐나다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고 못 키우고는 사실 이 노는 시간 관리에서 차이가 난다.  여기서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운동이며 음악이며 다양한 특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친구들과 뛰어 놀고  운동하고 악기 연주하는 것들이 자라는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똑똑해진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가고 대학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이 캐나다의 교육환경이다. 일종의 입학사정관 제도로 학생을 뽑는 대학에서 공부만 잘하는 학생보다는 다양한 장기를 가지고 있거나 동아리나 봉사 활동을 활발히 했던 학생을 훨씬 더 선호한다. 아이를 건강하고 똑똑하게 키우려는 이유이든 일종의 스펙 관리를 해서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것이 이유이든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여가 활동에 자신들의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학원 봉고차도 없고 대중교통이 불편한 이곳에서는 운동하는 곳이든 음악학원이든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기다렸다가 데리고 와야 하는 부모의 시간 투자가 아이들의 여가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조기유학을 온 학생들은 이러한 여가 활동에 취약하다. 한국에서 경제적인 지원만을 해 주는 부모님들이 여가 활동을 해 줄 수 없음은 당연하고 아이와 같이 온 부모님들도 정보의 부재 또는 공부에만 신경을 쓰느라 여가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의 교육환경이 좋다는 것은 공부를 잘 가르친다는 것이 아니라 공부의 양이 많지 않아 다른 재능을 키우고 잠재 능력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그러한 재능을 키우는 과정에서 아이들 스스로 좋아해서 하게끔 해야지 스펙 쌓겠다고 억지로 해서는 오래 할 수가 없다.  공부이외의 재능을 키워주다 보면 자연히 신체나 정신 발육도 잘되고 아이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하는 열정과 성실함도 키우게 된다.

 
과외 활동 프로그램이나 학원은 역시 대도시가 좋고 기회가 많다. 필자는 조기유학을 오는 학생들은 가급적이면 대도시 또는 근교에 있는 학교와 거주지를 정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다. 배움의 기회도 많고 교육열이 높은 동양 사람들도 많아 학생들이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로 조기유학을 오는 학생들 중에 한국 사람이나 아시아 사람이 거의 없는 지방 소도시나 시골 마을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장단점이 있다. 한국에서의 대도시와 지방소도시의 문화적 차이를 생각해보면 된다. 캐나다 대도시에 오면 학업수준이 높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 한국학생들이 있어 끼리끼리 놀면서 영어를 익힐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소도시에 가면 이민자가 거의 없으므로 영어는 더 빨리 익힐 수 있지만 아이들이 백인들만 있는 곳에서 겪어야 될 인종적 위축감과 문화적 차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도시에서는 공부외의 다양한 과외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훨씬 더 잘 조성되어 있다.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니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려면 영어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과외활동을 통해 재능을 개발하고 평생 인생을 즐겁게 해줄 특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것들을 어디서 해야 할까?
과외 활동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음악이다. 학교에서도 음악을 조금 배우지만 그냥 시늉만 하는 수준이고 제대로 배우려면 학원이나 개인 교습을 해야 한다. 이때 선생님의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배우는 아이의 수준이 높아져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 전문 기관의 체계적인 시험을 통해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캐나다 음악 교육의 중심에는 왕립음악원 (RCM, Royal Conservatory of Music, www.rcmusic.ca)이 있다.  이곳은 음악 학교이자 전문 공연장이기도 하지만 캐나다 전역에서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시험을 통해 증서를 주는 곳이다. 1학년 (Grade 1) ~ 10학년 (Grade 10)까지의 실기 시험과16과목의 이론 시험을 보고 연주자, 음악 교사 자격시험 등도 본다. 시험은 RCM에 갈 필요 없이 각 지역에 제휴를 맺고 있는 큰 음악학원에서 치룰 수 있어 캐나다 전역에서 볼 수 있다. 웹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는 응시원서 (https://examinations.rcmusic.ca/forms-and-services/paper-exam-registration) 에 보면 시험의 종류, 비용, 시험장 등이 나와 있다. 10학년을 마치고 이론 시험을 모두 본 후에 ARCT (Associate of The Royal Conservatory)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공식적인 연주자 또는 음악교사가 된다. 캐나다 대학의 음대에는 RCM의 Grade 8 이상의 실기 능력을 갖추면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지금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의 두 아들 모두 15년간 피아노를 꾸준히 쳐왔으며 ARCT Performer 자격을 받았다.  이렇게 캐나다에서는 자기 갈 길을 가면서 취미로 배우는 음악으로도 연주자 수준의 능력을 갖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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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CM의 공연장인 Telus Centre의 Koemer Hall- ARCT 졸업증서 수요를 하는 곳.

자라는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친구들끼리 어울려 운동하고 노는 것이 좋지만 캐나다에서도 그런 모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가 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나 지역의 스포츠클럽 등에 데리고 다니면서 시작하여 청소년 때도 계속하면서 지역이나 학교의 선수가 되기도 한다. 클럽에 다니는 경우에는 부모가 연습장과 경기장 등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와야 하므로 커서도 부모의 계속되는 보살핌이 필요하다. 수준이 높아지면 새벽과 저녁에 일주일에 10번씩 연습하러 다니기도 한다. 물론 학교 공부는 병행해야 한다. 운동 프로그램과 클럽 정보는 동네마다 있는 도서관이나 지역 신문, 지자체 웹사이트 등에서 얻을 수 있다.

 토론토의 경우엔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Fun Guide 라는 것이 있는데 시 전역에 있는 학교 체육관과 수영장, 주민 센터의 체육관, 수영장과 아이스링크 등을 이용해 매일 방과 후에 있는 운동 프로그램들을 보여준다. (다른 지역에도 유사한 것이 있을 것이므로 비슷한 것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프로그램들은 수많은 단계로 나뉘어 있고 유치원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수용한다. 필자의 두 아들은 어려서부터, 수영, 스케이트, 체조, 축구, 베드민턴 등을 했었는데, 수영은 꾸준히 하면서 수영 클럽 등에서도 활동을 했고 고등학생 때 시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인명구조원과 수영강사 자격까지 취득했다. 수영은 보편적으로 하는 운동이고 많은 한인 청소년들은 교회나 한인 클럽 등을 통해 축구를 하고 매년 한인들끼리 독자적인 축구대회도 열린다. 캐나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아이스하키다. 작년에 토론토 교육청 산하 고교 졸업자 중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백인학생도 의과대학원진학을 목표로 토론토대학에 진학하며 토론토대 아이스하키 팀에서도 뛰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한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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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때는 클럽 (동아리) 활동도 많이 한다. 한국에서는 대입을 앞둔 고교생이 동아리나 취미 활동을 하기 어렵지만 캐나다에서는 고교 때 클럽활동을 많이 하고 그 활동이 대학입학에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 클럽의 예를 보여주기 위해 필자의 아이들이 다녔던 Victoria Park 고교의 클럽 리스트를 아래에 웹사이트 링크로 연결해 놓았다. 약 70여개의 클럽들이 있으며 그 이외에도 학교 스포츠 팀들이 다양하게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두 개의 클럽에 가입하고 어떤 아이들은 네다섯 곳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우리 둘째 아들의 경우, 수영, 테니스, 오래달리기 팀에 있으면서 드라마 클럽, 논쟁 클럽, 필름 클럽 등에서도 활동을 했다. 
http://www.clubs.victoriaparkci.ca/club-listings-2013-2014/

크게 나누어서 음악, 스포츠, 고교 동아리 등의 과외활동을 예로 들어 보았지만 이 외에도 개개인들이 하는 과외 활동은 무척 다양하다. 필자의 두 아들은 10년 넘게 사물놀이를 하며 캐나다의 큰 음악 축제(Music Festival) 들과 여러 음악대학 등에 초청 공연을 다니고 있다. 한때는 교회 밴드에서도 코넷과 튜바를 담당하여 매주 연습과 일요일 예배에 나가기도 했다. 다른 집 아이들 중에는 친구들끼리 댄스 모임을 만들어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밴드를 만들어 연주활동을 하기도 하고, 한국 전통 무용단에서 또는 발레 클럽에서 춤을 추기도 하는 등 정말 다양한 활동들을 한다. 청소년들의 과외 취미 활동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짧게나마 필자의 자녀들의 활동을 예로 들며 자랑을 늘어놓게 되었지만 캐나다에서 학생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는 실제 사례를 통해 볼 필요가 있으므로 가까운데서 예를 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공부도 잘하고 대학도 잘 간다. 그리고 본격적인 공부는 대학에 가서 한다. 나는 이런 캐나다의 교육환경에 매우 만족한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자녀를 교육시키고자 하는 부모님들에게 꼭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이러한 과외활동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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